"밀가루 없는 빵 드셔보실래요?" 25살 사장님의 '간판 없는 빵집'
- 2017. 2. 8
지난 7일 경기도 구리에서 만난 대학생 사장님은 밝고 당찼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정확히 알았고 실행에 옮겼다. 주체적이었다. 올해 학교(세종대 영어영문학과)를 휴학하고 창업한 써니과자점 대표 송성례 씨(당시 나이는 25세)의 이야기입니다.
글루텐은 밀, 보리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이다. 특이체질인 사람이 먹으면 문제를 일으킨다. 송 씨가 그랬다. 빵이 너무 먹고 싶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을 따라 글루텐 없는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제빵 레시피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러자 하루 10만 명씩 블로그를 찾았고 '무료 빵 나눔' 게시글에는 댓글이 1000개씩 달렸답니다.
"블로그에 글루텐 프리 빵 레시피를 올렸는데, 정말로 식이장애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죠. 그분들 덕분에 지금 써니과자점이 잘 되고 있네요."
글루텐 프리 빵을 만들어 나눠주던 송 씨는 사업화해도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사업자 등록을 하고 본격 창업에 나섰다. 빵집 이름은 자신의 영어 이름 '써니(Sunny)'에서 따왔답니다.
지난해 10여 개 교내 창업경진대회를 휩쓸며 받은 상금 1000만 원이 창업 밑천이 됐다. 여기에 송 대표의 자취방 보증금 등을 얹어 3000만 원을 모아 가게를 열었다. 월세가 저렴한 지역을 찾다 보니 서울에서 구리까지 왔답니다.
하지만 위치는 크게 상관 없었다. 문 연 지 두 달밖에 안 된 써니과자점은 2000만 원 가까운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8평(약 26.5㎡) 남짓한 공간에 직원 2명을 두고 온·오프라인 영업을 병행한 덕분이랍니다.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는데 10분 만에 매진됐어요. '수강신청'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 있었죠.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반죽해 빵을 만듭니다. 빵에 들어가는 레몬을 직접 손질하고 아몬드우유도 매일 만들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입니다. 빵 하나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너무 커 제품은 한정 수량만 팔고 있죠."라고 전했답니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간식거리로 써니과자점 빵을 주문하는 주부들이 많다고 했다. 송 씨도 보람을 느낀다. "처음엔 근육통이 심했어요. 대신 써니과자점의 모든 빵은 밀가루, 유제품, 흰 설탕 등이 일체 들어가지 않는 '진정한 글루텐 프리 빵'이라고 자부하는 것입니다."라고 전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