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20년 10월 25일 오전 향년 78세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삼성그룹 총수가 되는 시작점부터 겪은 우여곡절이 조명받고 있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삼성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났답니다. 이 창업주가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이랍니다. 형으로는 전 제일비료 회장 맹희씨와 창희씨, 누나로는 인희(현재는 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가 있답니다. 여동생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랍니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지난 1987년 사망)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3남인 이 회장은 애초 우선 경영 승계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답니다. 이 창업주는 책에서 “건희에게는 와세다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일 때 중앙매스컴을 맡아 인간의 보람을 찾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길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며 “건희에게는 고생스러운 기업 경영을 맡기는 것보다는 매스컴을 생각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답니다.
그렇지만 이 회장의 큰형, 작은형인 맹희·창희씨는 이 창업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경영승계 구도에서 밀려났답니다. 이 회장의 큰형 맹희씨(2015년 작고)는 ‘사카린 밀수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1966년 경영에서 물러난 이 창업주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으나 부친에 실망을 안겼답니다. 이 창업주는 “처음에는 주위 권고도 있고 본인 희망도 있었던 지라 장남 맹희에게 그룹 일부 경영을 맡겨봤지만 6개월도 채 못돼 맡겼던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던 상황이다”며 “본인이 자청해 물러났다”고 밝혔답니다.
차남으로 알려진 창희씨(1997년 작고)는 박정희정부 시절 삼성과 부친의 비리를 고발한 탄원서를 청와대 등에 제출한 사건으로 눈 밖에 났답니다. 이 창업주에 따르면 창희씨가 “대조직 관리보다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은 마음이다”는 의향을 밝혔고, 이 창업주는 그 뜻을 따라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