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시묘살이 반문섭 “母, 父 납북되고 홀로 눈물겹게 나 키워
- 2024. 2. 2
배우 반문섭이 5년째 시묘살이 중인 근황과 이에 대한 사연을 전했습니다.
2월 1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620회에서는 산속에 사는 반문섭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어머니의 묘소 옆에서 시묘살이 중인 근황을 전한 반문섭은 무슨 사연으로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하냐는 질문에 "저희 아버님이 충주사범대를 나오셨다. 충주에서 초등학교 교편 생활을 하시다가 (한국 전쟁) 때 인민군들이 이북으로 쫓겨 가면서 (아버지가) 납치돼서 끌려간 걸로 저는 얘기를 들었다"고 운을 뗐습니다.
아버지가 납북된 후 급격히 가세가 기울며 졸지에 가장이 된 어머니가 홀로 억척스럽게 자신을 키워냈다는 것.
이날 산에서 범상치 않은 액션을 하며 등장한 반문섭은 TBC 공채 9기 출신 배우. 특히 사극에서 맹활약하다가 돌연 자취를 감춘 그는 "옛날에 사극, 무술 드라마를 많이 했다. 근래 쉬고 있는데 혹시나 다시 한번 불러준다면 그때를 대비해 정마로 연습 중"이라고 밝혔답니다.
20년 가까이 연기를 멈춘 그는 현재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생활 중이었다. 70대 나이에 산을 누비는 전문 약초꾼이 된 것. 올해로 경력 5년 차라는 초보 약초꾼 반문섭은 이날도 충남의 한 야산에 방문, 약초꾼에게 비수기라는 겨울에도 귀한 버섯을 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하산한 반문섭은 산자락에 위치한 허름한 컨테이너를 찾았다. 익숙한 듯이 가방을 내려놓은 그는 "여기가 어디냐"는 제작진에게 "여기가 우리집"이라고 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여기서 어떻게 사냐며 경악하는 제작진에게 "컨테이너 안에 밥해 먹을 도구하고 조금 생활할 수 있는 거하고, 있을 건 다 있다. 내가 생활하는 데 불편함 없다"고 자신했다.
수도와 화장실을 제외하고 웬만한 건 다 있다는 그의 말처럼 실제 5평 남짓한 컨테이너 내부에는 단출하지만 잠자리도 주방도 정말로 있을 건 다 있었습니다.
사실 이 컨테이너 집은 사연이 있는 집이었다. 약초를 정리하고 돌연 냉장고에 보관된 막걸리 한 병을 꺼낸 그는 길조차 없는 산속으로 익숙한 듯 걸어 들어가더니 한 소나무에 "어머니 저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해를 소나무 아래 모셨다는 것이랍니다.
반문섭은 "원래는 (어머니가) 화장해서 후손들한테 누가 되지 않게 뿌려 달라고 했는데 제 마음에 그게 와닿지 않고 어머니를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서 그나마 자주 찾아뵙기 위해서 제가 기거하는 근처에 오래됐던 것이지만 좋은 노승 하나가 우뚝 서 있어서 거기에 수목장 아닌 수목장을 해 드렸다"며 그날 이후로 어머니 묘소 옆에 작은 컨테이너를 마련해 시묘살이 중임을 전했습니다.
물론 반문섭도 평범하게 살고 있는 집이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 마련한 시내의 전셋집이었다. "어머니가 옆에 계시니까 주로 컨테이너에서 지내고 여긴 가끔 들린다"고. 실제 집은 오래 비운 탓인지 난방기기마저 고장난 상태였습니다.
냉기 가득한 집에서 홀로 쓸쓸하게 식사를 한 반문섭은 외로움에 손녀 사진을 들여다 보더니 "우리 손녀 5살 땐가, 6살 때 보고 못 봤다. 보고 싶지만 떳떳하게 볼 수 없는 입장이라 만감이 (교차한다)"고 털어놓았다.
5년 전까지만 해도 곁에 처자식이 있었다는 반문섭은 지난 사업 실패를 고백했습니다. 칼국수, 액세서리 등 작은 사업을 했는데 손대는 족족 실패하며 약 16억에 달하는 전 재산을 잃었다는 설명. "그 돈 때문에 내가 10년을 고통받았던 것이다"는 반문섭은 실의에 빠진 나머지 가족들마저 돌보지 않아 가족들과의 사이도 소원해져 아내와 별거 끝에 이혼하게 됐을 뿐더러, 어머니께 출연료를 모아 사드린 집도 날린 사실을 밝혔습니다.